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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

      2018.04.10_[국민일보] 하루 16시간 일한 알바에 “숙식 제공했으니 월급은 없다”
      • 작성일2018/04/11 14:58
      • 조회 980

      하루 16시간 일한 알바에 “숙식 제공했으니 월급은 없다”

       

      입력 2018-04-10 15:53



      학교를 다니지 않는 A양(18)은 이달 초까지 청과물 판매업체에서 일했다. 업체는 새벽 장사에 나서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숙식을 제공했다. 집을 나와 생활하는 A양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A양은 월 250만원을 받기로 구두계약 후 근로 계약서는 따로 작성하지 않았다. 16시간이나 되는 근무시간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액수였다. 월급날이 돌아왔지만 회사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숙식을 제공했으니 임금까지 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황당한 논리였지만 A양은 이렇다 할 저항을 하지 못했다. 학교나 부모 도움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양처럼 학교를 다니지 않고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학교 밖 청소년’이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근로권익센터와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1~2월 아르바이 취업자 13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최저임금 미만의 시급을 받았다고 답한 응답자 중 만 15~18세 학교 밖 청소년 응답자 비율은 32.5%로 가장 높았다. 만 15~18세 학생(24.5%), 19세 이상 성인(20.8%), 19세 이상 대학생(16.9%)이 뒤를 이었다. 전체 연령대 보면 5명 중 1명꼴인 20.9%가 최저임금 미만의 시급을 받았다.

      황대윤 청소년근로권익센터 팀장은 “학교 밖 청소년들은 부모 동의서를 못 받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용자들이 이를 빌미로 열악한 근로 조건을 강요한다”며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하는 비율이 높다보니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말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퇴직금 수령 요건을 갖추고도 퇴직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절반이 넘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4주간을 평균해 1주 15시간 이상, 만 1년 이상 근무 후 퇴직경험이 있는 아르바이트생 263명 중 퇴직금을 받은 사람의 응답 비율은 36.5%에 불과했다.

      퇴직금도 나이가 어릴수록 받아내기 어려운 경향을 보였다. 퇴직금을 받았다고 답한 비율은 만 19세 이상 성인이 38.4%로 가장 많았고, 대학생(35.6%), 15~18세 학교 밖 청소년(28.6%), 15~18세 학생(27.8%)순서였다.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지역에 맞는 조례를 제정해 학교 밖 청소년 노동문제를 관리해야 한다”며 “수도권은 그나마 최저임금 단속이 잘 이루어지는 편인데, 상대적으로 더 소외받는 지방의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